청와대, 안경환 과거 알고 있었나… 의문 증폭
  • 입력시간 : 2017-06-16 16:21:34 수정시간 : 2017-06-16 16: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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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과거 행적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느냐는 의문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인수위 없이 출범한 탓에 밀도있는 검증이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는 점을 참작해도 최근 언론에 등장하는 안 후보자 논란은 일반 국민의 정서로는 쉽사리 수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자는 저서 등에서 그릇된 성(性) 인식을 담은 글을 썼다는 논란에 이어 40여 년 전 '사랑했던' 상대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혼인신고했다가 혼인무효 판결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논란은 안 후보자가 16일 기자회견에서 혼인무효 판결을 받은 사실을 청와대에 이미 알렸다고 이야기하면서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안 후보자는 "(관련 의혹을 민정수석실 검증 과정에서) 대부분 해명했고 2006년 국가인권위원장 취임 전 사전검증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해명했다"고 말했다.

안 후보자의 말 대로라면 청와대는 법무부 장관의 과거 위법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인사를 그대로 밀어붙인 셈이 된다. 이 문제가 공개됐을 때 여론이 매우 부정적으로 반응할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청와대로서는 상당한 위험 요인을 안고 도박에 가까운 지명을 강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후보자의 해명을 들어보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지를 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결국 청와대는 어찌 됐든 청문회를 거쳐 안 후보자에게 검증과 해명의 기회를 주고 국민 여론을 최종 임명의 판단 기준으로 삼으려 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비난여론을 예상하기 어렵지 않았음을 생각할 때 청와대가 사전 검증 과정에서 단호하게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부적격' 의견을 제시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민정수석실에서 일한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인사에 문제가 있으면 '브레이크'를 거는 게 민정수석실의 역할인데 지금은 '노(No)'라고 이야기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필요하다면 대통령에게 '이 후보자는 안 된다'는 직언을 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불필요한 논란과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번 논란은 단순히 안 후보자 개인 차원을 넘어 인사수석실과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과 기준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밝힌 '5대 인사원칙'에 해당하는 사항을 사전에 공개하고는 있지만 그 뒤에 제기되는 의혹들이 '정도가 사소하다'는 이유로 넘기기에는 가볍지만은 않은 것들이다.

여권 관계자는 "후보자의 저서에 이상한 점은 없는지, 평판에 문제가 없는지는 민정수석실이 다 확인해야 한다"며 "지금 언론에 나오는 의혹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권 초에 가장 중요한 게 인사검증인데 민정수석은 정권 초기부터 검찰 개혁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면서 "인사검증에 '올인'할 수 없어서 부족한 부분이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인수위 없이 비정상적인 정권교체가 이뤄져 검증에 필요한 인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전임 정권으로부터 관련 매뉴얼을 충분히 인수·인계받지 못한 상황에서 인사검증을 하는 바람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러나 안 후보자 논란은 여권의 열성적 지지층 사이에서도 용인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탓에 '검증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쉽게 가라앉기는 어려워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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