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몰래 혼인신고까지… 안경환, 낙마 위기
  • 입력시간 : 2017-06-16 10:21:15 수정시간 : 2017-06-16 10:21:15
  • 21
  • 0
  • 860


  •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 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안경환(69)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그간 다양한 경로를 통해 공개한 글이나 발언 가운데 일부 표현과 내용을 둘러싸고 연일 문제가 제기되는 등 '부적절' 논란이 일면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홍역을 앓고 있다.

맥락상 이해되는 면도 있지만, 일부 표현에 대해서는 야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져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게다가 그가 과거 상대 여성의 도장까지 위조해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가 재판 끝에 혼인이 무효가 된 것으로 확인되자 논쟁이 '설화' 수준을 넘어서 심각한 자질 논란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먼저 문제가 된 것은 그가 2014년 7월 25일자 광주일보에 기고한 '인사청문회의 허와 실'이라는 제목의 칼럼이었다.

이 칼럼에서 안 후보자는 자신이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했다면 통과를 자신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병역 기피, 위장 전입, 그런 거야 없지만 다운 계약서를 통해 부동산 취득세를 덜 냈을 것이다"라며 "내가 주도한 게 아니고 당시의 일반적 관행이었다 하더라도 결코 옳은 일은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 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이어 "음주 운전? 운 좋게 적발되지는 않았지만 여러 차례 있었다"며 논문 자기표절과 중복게재 문제에서도 학계의 관행에서 크게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법무행정을 책임지는 자리에 임명된 후보자가 위법 행위가 있었음을 공개한 셈이어서 정치권의 검증 과정에서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지난해 출간한 책 '남자란 무엇인가'의 내용이 문제가 됐다.

이 책에서 안 후보자는 성매매하다가 경찰에 단속된 판사의 사례를 거론하며 "문제 된 법관의 연령이라면 대개 결혼한 지 15년 내지 20년"이라며 "아내는 한국의 어머니가 대부분 그러하듯 자녀교육에 몰입한 나머지 남편의 잠자리 보살핌에는 관심이 없다"고 썼다.

또 같은 책에 "인간의 몸이 재화로 거래된 역사는 길다. 젊은 여성의 몸에는 생명의 샘이 솟는다. 그 샘물에 몸을 담아 거듭 탄생하고자 하는 것이 사내의 염원이다"라고 쓴 구절이나, 2004년 일간지 칼럼에서 "사내는 예비 강간범, 계집은 매춘부라는 이론도 있지요"라고 언급한 부분 등이 알려지면서 성(性)과 관련해 그릇된 인식을 가진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2003년 펴낸 칼럼집 '사랑과 사상의 거리 재기'에서는 여성 제자를 외국의 누드비치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를 "숨이 막힐 듯한 전율" 등의 표현을 써가며 묘사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안 후보자는 14일 입장문을 내고 "언론 등에서 일부 저서 내용을 발췌해 언급한 부분은 남성 지배체제를 상세히 묘사하고 비판하기 위한 맥락에서 사용한 표현"이라며 "현실을 비판하고자 사용한 표현을 두고 '구태를 정당화하려 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진의라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가까운 사이인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언론의 문제 제기는 "악마적 발췌 편집"이라며 맥락을 보면 반대로 해석된다고 안 후보자를 옹호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야권에서는 "성 의식이 처참한 수준"이라며 본격적으로 문제 제기에 나설 태세를 보인다.

진보진영에서는 과거 안 후보자가 쓴 인권 변호사 조영래씨의 평전을 둘러싸고도 논란이 있었다.

권인숙 명지대 교수는 인물과 사상 2007년 4월호에서 '불행한 최후를 맞았던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조의를 표하자고 말해 주변의 빈축과 경탄을 샀던 조영래' 등 표현을 문제 삼으며 "박정희에 대한 우호적 관점, 70∼80년대 노동 운동에 대한 부정적 시각, 민주화운동 폄하 시도, 여성 비하적 관점이 곳곳에서 드러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두 자녀가 선천적 이중 국적자이고 모친도 미국 국적을 가진 안 후보자가 모병제 공론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징병제 하의 병영은 감옥과 유사하다"고 밝힌 것이 부적절한 안보관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야권에서 안 후보자가 입대 1년 6개월 만에 의병 전역(의가사제대)한 것과 이 발언을 엮어 공격의 빌미로 삼을 수도 있어 보인다. 후보자 측은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보수논객' 변희재 씨가 운영하는 미디어워치 계열 민간단체 '연구진실성검증센터'는 안 후보자가 2000년 이후 발표한 학술지 논문에서 자기표절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설상가상으로 아들 교육 문제도 불거졌다. 퇴학 처분을 당한 아들의 구제를 위해 직접 학교장에게 선처를 요청해 학교행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고 사회 지도층 인사로서 부적절한 처신 아니냐는 게 지적의 핵심이다.

교육계 등에 따르면 안 후보자는 2014년 서울의 한 명문 사립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아들이 여학생을 기숙사에 부르고 이를 친구들에게 얘기했다가 퇴학 처분을 당하게 되자 이 학교 교장에게 탄원서를 보냈다.

이후 학교 측은 이례적으로 재심 끝에 퇴학 대신 특별 교육을 2주간 이수하는 조건으로 징계를 사실상 철회 수준으로 대폭 완화했다. 당시 안 후보자의 부인인 박숙련(55) 순천대 교수는 이 학교 임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각에서는 미국 샌타클라라대 로스쿨에서 실무 박사급 학위로 인정되는 'Juris Doctor'(J.D) 학위를 받고 국내에서 '법학박사'로 자신을 소개해온 안 후보자가 장관후보자 지명 이후 'J.D'로 자신의 최종 학력 표기를 바꾼 것과 관련해서도 부적절한 처신이 아니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순수 법학이 발달한 독일·프랑스 등 대륙법계와 달리 영미법계 국가인 미국에서 실무 전문대학원인 로스쿨을 다닌 안 후보자의 학위는 엄밀한 의미의 법학박사가 아니라는 게 비판의 취지다.

다만 'Juris Doctor'의 문언적 의미가 '법학박사'이고 오래전까지는 학계의 관행상 박사급 학위로 인정된 측면도 있어 안 후보자가 자신을 '법학박사'로 소개한 것이 결정적인 흠결이 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안 후보자 부부의 재산이 10년 새 10억원 가까이 불어난 것에도 검증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 안을 보면 안 후보자 부부의 재산은 32억5천만원으로 국가인권위원장 시절이던 2009년 22억8천만원에서 9억7천만원 불어났는데, 특히 부부 예금이 2009년 6억5천만원에서 올해 18억4천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연합뉴스)

뉴스홈으로
맨위로
  • Copyright by story36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