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자들 부끄럽게 만든 손석희의 앵커브리핑
  • 스토리369 신영선
  • 입력시간 : 2017-01-24 11:14:21 수정시간 : 2017-01-24 11:14:21


손석희 JTBC 앵커(보도 담당 사장)가 한국의 기자들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손 앵커는 23일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에서 영화 ‘스포트라이트’에서 뒤늦게 취재에 나선 기자가 “당신은 어디에 있었나? 왜 이렇게 늦었나?”란 말을 들었다는 사실을 언급한 뒤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땅의 기자들 역시 그동안 수도 없이 누군가에게 이 말을 들어왔을지도 모른다. 바람 부는 팽목항에서, 소녀상의 눈물 앞에서, 외교와 경제가 무너지고 민생이 허물어지는 동안 비선에게 모욕당해야 했던 이 땅의 민주주의 앞에서.”

손 앵커는 미국의 한 언론인이 동료들을 대표해 트럼프 행정부에 "당신은 우리가 누구이며 우리가 왜 여기 있는지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의문을 다시 생각하게끔 만들었습니다. 그 점에서 우리는 고마운 마음입니다"라면서 언론인으로서의 본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낸 사실을 언급하며 지금 이 순간 한국의 기자들에게도 이 미국 언론인과 같은 기자정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정직하지 않은 인간들"

후보 시절 내내 언론과 불화했던 미국의 새 대통령. 그가 언론을 향해 내놓은 일성은 이러했습니다.

언론과의 불화는 계속되겠지요. 그렇다면 언론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당신은 우리가 누구이며 우리가 왜 여기 있는지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의문을 다시 생각하게끔 만들었습니다. 그 점에서 우리는 고마운 마음입니다"

미국의 한 언론인은 동료들을 대표해 트럼프 행정부에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그러니까 이 칼럼은 '언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기자들의 답변서쯤이 될 것입니다.

- 어떻게 보도할 것인지는 언론이 정합니다.

- 당신의 대변인과 대리인에게 얼마큼의 방송시간을 쓸지는 우리가 결정합니다.

- 취재 제한을 좋아할 기자는 없지만 이를 또 하나의 도전으로 즐기려는 기자들은 많습니다.

- 우리는 세세한 것들을 집요하게 취재할 것입니다.

- 우리는 신뢰를 되찾을 것이고 정확하게, 겁 없이 보도할 것입니다.

- 언론은 연대할 것입니다.

언론이라면 마땅히 그래야 할 지극히 당연한 규칙들. 이것을 새삼 강조한 건, 그 지극히 당연함을 이행하기는 참으로 쉽지 않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우리에게도 마찬가지가 아닐지…

질문을 받지 않는 대통령. 소통보다는 차라리 법적 대응을 택하는 권력. 사실 이번 정부 내내 그런 일방통행은 수도 없이 되풀이되고 있었습니다.

언론을 순치하려는 권력과, 권력에 순치된 언론. 그 결과가 어떠하리라는 것은 이미 자명합니다.

"당신은 어디에 있었나? 왜 이렇게 늦었나?"

영화 < 스포트라이트 > 에서는 뒤늦게 취재에 나선 기자에게 누군가 이렇게 묻습니다.

사실 이 땅의 기자들 역시 그동안 수도 없이 누군가에게 이 말을 들어왔을지도 모릅니다.

바람 부는 팽목항에서, 소녀상의 눈물 앞에서, 외교와 경제가 무너지고 민생이 허물어지는 동안 비선에게 모욕당해야 했던 이 땅의 민주주의 앞에서.

그래서 우리 역시, 앞서 소개해 드린 그 칼럼의 마지막 문구처럼 이렇게 말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당신은 우리가 누구이며 우리가 왜 여기 있는지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의문을 다시금 생각하게끔 만들었습니다. 그 점에서 우리는 고마운 마음입니다"

오늘(23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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