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ㆍ조윤선 앞에서 읽어주고 싶은 '한석규의 수상소감'
  • 스토리369 신영선
  • 입력시간 : 2017-01-01 13:07:02 수정시간 : 2017-01-01 13: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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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석규의 남다른 수상소감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 출연 중인 한석규는 12월 31일 열린 ‘2016 SAF SBS 연기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았다.

한석규는 수상소감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박근혜정부를 비판했다. 연기력보다 빛나는 사람의 깊이를 확인할 수 있는 한석규의 수상소감을 소개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전 청와대비서실장,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앞에서 큰 소리로 읽어주고 싶은 수상소감이다.

모처럼 검은 정장을 입었다. 신인시절 때 ‘하얀 도화지가 되어라’ 그런 말 많이 듣지 않나. 바탕이 하야면 자기 색깔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겠다 해서 그런 말을 많이들 하는데 ‘검은 도화지가 될 수는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다. 상상해봐라. 밤하늘에 별을 생각할 때 그 바탕은 어둠, 블랙이다. 그런 암흑이 없다면 별은 빛날 수 없다. ‘어쩌면 어둠과 빛, 그런 블랙과 스타는 한 몸이다’란 생각을 해본다.

우리들을 큰 틀에서 문화계에서 일하는 문화종사자라고 말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이쪽에 있는 우리들은 조금 엉뚱하고 다른 생각들을 하는 사람들이다. 제가 2011년도에 ‘뿌리 깊은 나무’로 대상을 받았는데 그때 제가 맡았던 게 세종대왕 역이었다. 아마 그분도 엉뚱하고 다른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소중한 한글이란 걸 창제하셨고, 그걸 우리가 소중하게 쓰고 있지 않나 싶다. 다르다고 해서 그걸 불편함으로 받아들이면, 그 불편함은 우리들의 배려심으로 포용하고 어울릴 수 있다. 하지만 그걸 위험하다고 받아들이면, 그건 분명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게 되고 같이 어우러진 좋은 개인, 한 사회, 국가가 될 수 없을 거다.

제가 ‘낭만닥터 김사부’에 출연한 가장 큰 계기였던 강은경 작가의 기획 의도를 마지막으로 읽어드리고 수상소감을 마치고 싶다.

가치가 죽고 아름다움이 천박해지지 않기를. 시인 고은이 쓴 편지글에 있는 말이다. 촌스럽고 고리타분하다고 치부돼 가는, 그러나 실은 여전히 우리 모두 아련히 그리워하는 사람다운, 사람스러운 것들에 대한 향수들.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지. 난 지금 왜 이러고 살고 있는지. 길을 잃은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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