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참가자들 울컥하게 만든 김제동의 말
  • 스토리369 김만석
  • 입력시간 : 2016-11-12 20:48:07 수정시간 : 2016-11-13 13:20:43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기 위해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2016 민중총궐기’ 집회. 이날 집회에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인 100만명이 몰리며 6월항쟁(전두환정부 때인 1987년 6월 10일부터 6·29선언이 있기까지 약 20일 동안 계속된 민주화시위)을 방불케 했다.

본행사에 앞서 오후 2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년이 함께 하는 만민공동회’가 방송인 김제동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 행사에서 김제동은 그의 방송인생에서 가장 돋보이는 ‘어록’을 쏟아냈다. 그 어떤 정치인의 연설보다 집회 참가자들을 열광하게 만든 김제동의 발언을 소개한다.

“저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오히려 이런 생각을 합니다. ‘3년 반 동안 이 땅의 진짜 대통령이 누구인지 밝혀졌다.’ 3년 반 동안 이 땅의 진짜 대통령이 누구였을까요? 최순실씨였다고 생각합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위에 있는 사람들이 아무도 우리에게 신경써주지 않았음에도 대한민국이 3년 반 동안 이어졌다는 건 이 땅의 주인이 시민 여러분이었다는 게 증명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박수는 저에게 치는 박수가 아닙니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대통령에 준하는 국가원수에 준하는 박수,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민주공화국의 시민이 누구였는지, 이 민주공화국의 주인이 누구였는지 밝힐 수 있었다, 뒤집어보면 새롭게 우리에게 존엄을 준 시간이었다, 이렇게 생각해야 우리가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헌법 1조1항을 보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입니다. 저는 그 말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헌법 다 뒤집어 봐도 권력이란 말은 1조2항에만 나옵니다. 나머지는 다 권한입니다. 헌법을 만들 때 권력이 누구에게 있는지 논쟁조차 할 수 없도록 국민에게만 딱 한 번 못 박아뒀습니다. 권력자 여러분들 환영합니다. 오늘 저는 마이크를 많이 잡지 않고 여러분들에게 마이크를 드리려고 합니다. 원래 마이크 주인은 사회자가 아니고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는 혼자 있는 사람에겐 필요가 없습니다. 이 마이크가 생긴 이유는 사람들에게 들려 나가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이크 주인은 여러분입니다. 그 전에 제가 궁금한 거 하나 여쭤보고 싶어서 여러분에게, 그리고 전문가라고 나와서 말하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여쭤보고 시작하겠습니다.

헌법 84조에 보면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대통령은 내란, 외란 저지른 것 제외하곤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 그러면 내란과 외란을 저지르면 형사상 소추 받을 수 있다고 저는 이해합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나라의 근본을 무너뜨린 것을 내란이라고 합니다. 나라의 근본을 밖에서 떨어드린 걸 외환이라고 합니다. 여기 계신 세종대왕(동상)은 국가의 근본은 백성이고 그 근본을 튼튼하게 하는 것은 국가의 근본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헌법을 흔들면 내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런데 그 권력을 국민이 아닌 최순실 일가로부터 나오게 했다면 헌법 제1조1항 위반입니다.

2조 ‘대한민국 국민이 되는 요건은 법률로 정한다.’ 사사로운 사람에게 권력을 줬다면 헌법 위반입니다.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부속 도서를 칭한다.’ 그런데 이곳에서 사는 한 사람에게만 권력을 줬다면 헌법을 위반한 것입니다. 헌법 제4조 ‘평화통일을 추구해야 한다.’ 근데 대통령께서는 전쟁 위기를 부추겼습니다. 헌법 제4조 위반입니다.

헌법 제5조 ‘국군은 정치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 그런데 국군이 피땀 흘려 군에 보낸 자식들을 총에 맞게 하고 오로지 힘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만 우리 군인들을 사용했습니다. 헌법 5조 위반입니다. 헌법 제6조 ‘조약을 체결할 때는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지금까지 나온 것 봤을 때 최씨 일가의 허락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헌법 제7조 ‘공무원은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그런데 한 번도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7조 위반입니다. 헌법 제8조의 정당 설립 자유도 막았습니다.

헌법 제9조 ‘민족 문화 창달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거 하나 지킨 것 같습니다. 전통신앙 계승하고 발전시켰습니다. 우리 무속 신앙, 무당 믿는 신앙, 우리의 샤머니즘은 이런 게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만을 위해 기도한다면 전통 문화와도 배치됩니다. 9조 위반입니다.

헌법 제10조 ‘모든 인간은 인간으로서 존엄을 갖고 있고 국가는 국민의 행복을 보장할 의무를 진다.’ 행복추구권. 행복하십니까? 헌법 제10조, 위반입니다.

헌법 제11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법 앞에 평등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검찰 앞에 팔짱 끼고 계실 수 있습니까? 그런데 그런 세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11조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 이것만 지키고 있습니다. 만명 정도한테만 평등합니다. 집에 가서 적어보십시오. 헌법 제11조. 대한민국에서는 어떠한 특수 계급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즉 특수계급은 이 땅에 존재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특수계급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11조 위반입니다.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흙수저 금수저를 말합니다. 우리는 전부 흙수저입니다. 근데 흙수저가 과연 금수저보다 못할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희가 권력층보다 나은 게 있다는 걸 알아야 어깨 피고 살 수 있죠. 첫째 쪽수가 많습니다. 그래서 외롭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옆에 온 사람 한 번 앉아주세요. 둘째, 사는 게 우리 흙수저들이 어떻게 보면 조금 편할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런 데 걸어다닐 때 빨간 카펫 안 깔아줘도 잘 다니잖아요. 차문 그냥 내가 열면 되지만 그것들은 열어줘야 해. 얼마나 힘들게 삽니다. 여러분들은 비행기에서 땅콩 주면 까서 먹으면 되지만 금수저들은 힘듭니다. 까달라고 해야 하고 무릎 꿇어야 되고 비행기에서 내려야 해요. 우리는 까서 먹고 딴 사람한테도 주고 이런 재미를 알고 삽니다. 그래서 우리 삶이 좀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나도 먹고 너도 먹고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우리도 좋고 하는 재미. 제복 입고 서 있는 의경들, 우리 아이들 감싸고 보호해주는 것이 함께하는 정신입니다. 오늘 방패를 든 경찰들이 민주공화국 시민 동료라는 사실 잊지 말고 저들에게 박수를 보냅시다.

그 다음 헌법 제15조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 모든 국민은 자기가 원하면 자기 직업을 선택하는 게 가능합니다. 그런데 수없이 노력하는 젊은이들이 특혜 받는 젊은이들 때문에 힘들다면 15조 위반입니다.

16조 ‘모든 국민은 주거의 자유를 가진다’. 거주 이전의 자유 가지는데 집에서 편하게 못 쉬게 하고 광장으로 나오게 했으므로 헌법 16조 위반입니다. 헌법 제17조 사생활의 자유. 사생활을 할 시간이 없습니다. 헌법 18조 통신자유 조항. 자기들만 대포폰 사용했습니다. 헌법 18조 위반입니다. 헌법 19조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 여러분들은 그들의 의지와 관련 없이 양심의 자유를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19조 위반. 헌법 제20조 2항.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지 않았으니 대통령은 20조를 위반했습니다. 21조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여러분은 지금 누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이걸 막으려 하면 위반입니다.

헌법 제22조.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 블랙리스트 작성해서 위반. 억수로 많죠? 이것만 지켜도 제대로 돌아갑니다. 끝까지 하지는 않도록 하겠습니다. 저녁에 나머지 헌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것만 말씀드리고 여러분께 마이크 넘기겠다. 저는 개인적으로 친정 엄마 조항이라고 합니다. 36조 2항. ‘국가는 모성의 보호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국가는 아이들 데리고 있는 엄마와 그 아이들 보호해야 합니다. 제 말씀은 이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전 헌법학자 정치 전문가도 아니지만 시민으로서 헌법을 유린하고 한 조항도 지키지 않은 게 내란이 아니면 무엇이냐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독일에 있는 한 가족이 대한민국 사람들 열패감과 좌절감 빠지게 만들었다면 외환이 아니고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뉴스홈으로
맨위로
  • Copyright by story36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