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앞에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울먹였다
검찰 후배들에게 "마지막 기회다, 최순실 사건 제대로 해라" 당부
"눈치 없어 법대로 하다 잘렸다… 검찰, 인사권 탓에 말 잘 들어"
  • 스토리369 이찬미
  • 입력시간 : 2016-11-03 09:36:55 수정시간 : 2016-11-03 09:3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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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어준(왼쪽) 딴지일보 총수와 채동욱 전 검찰총장.
‘최순실 게이트’를 제대로 수사하라고 당부하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목이 메었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수사하다 ‘혼외자 의혹’이 불거져 자리에서 물러난 채 전 검찰총장이 후배들에게 최순실 사건을 제대로 수사해달라고 부탁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채 전 총장은 2일 오후 9시30분께 한겨레TV의 ‘김어준의 파파이스’를 녹화하며 3년 2개월 만에 공개석상에 등장했다.

이날 녹화에서 그의 발언은 거침이 없었다. 작심하고 나온 듯 보였다. 그는 사회자가 ‘눈치도 없이 법대로 하다가 잘렸나?’라고 묻자 인정한다면서 “눈치가 없어서… 자기(박 대통령을 뜻하는 걸로 보임)만 빼고 법대로였다”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이라는 게 있느냐’는 묻자 그는 “있다”며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 때는) 법대로 수사하라는 게 가이드라인이었다”고 했다. ‘워딩이 법대로 하라였나?’라며 수사 검사에게 직접 법대로 하라고 지시했는지 묻자 재차 묻자 “틀림없는 사실이다”고 확인했다.

채 전 총장은 최재경 신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능력을 칭찬하면서도 최 수석 아래서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를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최 수석은) 수사능력이 탁월한 검사였다. 아주 훌륭한 검사다. 여러 가지 혈연, 학연, 또 검찰에서 맺어왔던 인간관계, 그런 인연들에서 과연 자유롭게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고 했다.

사회자가 ‘최재경 민정수석 아래서 검찰이 최순실 수사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고 묻자 “굉장히 어려울 것이다. 주변의 여러 가지 인연들이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래도 마음을 비우고 한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 전 총장은 검찰이 권력 말을 잘 듣는 이유를 ‘인사권’으로 지목했다. 그는 “말 잘들으면 승진시키고, 말 안 들으면 물먹이고 그렇게 하다가 이번 정권 들어와서는 검찰총장까지 탈탈 털어서 몰아냈다. 그러면서 바짝 또 엎드리게 되고… 또 검사들이 평범한 직장인으로 돌아갔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그런 과정에서 검찰 후배들에게 미안하고 또 속도 많이 상했다”고 했다.

녹화에서 채 전 총장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그는 다음과 같은 말로 녹화를 마치며 목이 살짝 메었다고 한다.

“검찰을 하수인으로 만든 권력자들, 자기 욕심만 채우려고 권력에 빌붙은 일부 정치검사들… 그러다가 (검찰이) 이 지경까지 된 것 아닌가 싶다. 검찰의 책임이 크다. 이 정권 초기에 정의를 바로 세우지도 못하고 중도에 물러났던 저의 책임 또한 크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마지막으로 검찰을 믿어주십시오. 검찰 후배들에게도 간절히 부탁합니다. 검사들에게 쥐어있는 칼자루는 법을 우습게 알고 지멋대로 날뛰는 바로 그런 놈들을 죽이라고 국민들께서 빌려주신 것이다. 마지막 기회다. 최순실 사건 제대로 해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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