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장례식장 지키는 시민들에게 밥해주는 '밥차 누나'
  • 스토리369 이찬미
  • 입력시간 : 2016-09-30 10:02:17 수정시간 : 2016-10-01 03: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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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물대포에 맞아 숨진 농민 백남기씨의 시신을 부검하는 데 반대하며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의 안치실을 지키고 있는 시민들을 위해 한 여성이 ‘밥차’를 운영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영애씨는 서울대병원에서 사실상 노숙하며 백씨 시신을 지키는 시민들에게 밥을 해주고 있다.

오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였을 ‘희망포차’를,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 운동을 할 땐 ‘힐링포차’를 운영한 바 있다.

오씨는 백씨가 사망한 지 이틀 지난 27일 지인에게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지인은 오씨에게 "누나 밥차가 필요해요. 몇백 명의 사람들이 경찰에 고립되어 밥을 굶고 있어요. 뭐라도 먹어야 하는데 누나 포차 트럭 좀…"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즉시 포차 트럭을 끌고 서울대병원 현장으로 달려가 육개장을 끓였다.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이 대형 압력밥솥과 컵라면, 과일, 햇반 등의 후원물품을 보내온 덕분에 노숙하고 있지만 힘이 난다고 그는 밝혔다.

오씨가 쓴 글을 소개한다.

불길하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마음 여리게 착한사람 절대 아니다.

희망포차

2002년 노무현 후보가 돈 없다고 괄시 하는 걸 보면서 욱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게 희망포차 다.
나한테 빵빵하게 돈 이 있었다면 왕창 돈으로 후원했을지도 모른다.
돈 그까이꺼 내가 벌어주지머.
그게 시작이었다.
포차아줌마!

힐링포차..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 활동 함께 하던 친구들과 언니들의 벌금 몸빵 노역을 대신 살아주지 못해 안달하는 작은 딸내미의 처절한 눈물에 성질급한 내가 "그라문 내가 할께," 그렇게 나선 것이다.

생명포차..

누나밖에 할 사람이 없어요. 이 한마디에 칭찬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일저지르는 내 얇은 귀가 또 사고를 친 것이다.

노숙..
뉴스를 통해 백남기어르신의 소식을 들었다.
정부에는 분노했고 어르신께는 애도했다.
sns에서 시신탈취를 막기 위해 서울대병원으로 모이자는 절규들이 넘쳐날때 난 맘 속으로 많이들 가야 할텐데, 많이 모여야 할텐데....
거기까지다.

해질무렵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의 그는 다급했다.
"누나 밥차가 필요해요."
몇백명의 사람들이 경찰에 고립되어 밥을 굶고 있어요. 뭐라도 먹어야 하는데 누나 포차 트럭 좀....

그리고 난 지금 노숙을 하고 있다.
또....
모기에 뜯겨가며 시멘트 바닥에 박스떼기 깔고서

오늘은 육개장을 끓였다.
햇반으로 감당이 어려워 대형 압력밥솥도 구입(엄밀히 협찬)했다.

사람들은 고맙다 며 연신 인사를 해온다.
민망하다.
후원 물품이 계속 밀려온다.
과일 라면 햇반 쌀 등등등 장르도 다양하다.

첫날 트럭을 끌고 올땐 컵라면에 물만 끓이면 된다 였는데,
결국 오늘도 노숙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건 내 의지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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