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랑 결혼할 여자가 불쌍해 도망가라고 했어요"
  • 스토리369 이찬미
  • 입력시간 : 2016-01-06 15:05:19 수정시간 : 2016-01-06 15:05:19


6일 오전 네이트판에 ‘새언니 될 분이 불쌍해서 도망가라고 말해줬어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사연이다. 소설 같은 사연이다. 상견례 자리에서 새언니가 될 여자에게 오빠의 ‘망나니’ 기질을 폭로했다는 내용이다.

오빠가 좀 개차반이에요. 장남이라고 부모님이 오냐 오냐 키워서 버릇도 없고 책임감이나 끈기도 없어서 일도 1년 이상 하는 걸 못 봤어요. 한두 달 하고 힘들다고 관두고 복지가 안 좋다고 관두고 상사가 맘에 안 든다고 관두고. 여성 편력도 심해요. 자주 바뀌기도 바뀌는데 친구 XX들도 다 똑같은 XX들이라 제 앞에서도 서슴없이 여친 잠자리 얘기, 여자 끼고 노는 노래방 갔던 얘기를 하고 1년에 3~4번은 성병 걸렸다고 병원 가고 약 먹고 했네요. 그런 더러운 일들을 숨기지도 않고 지네끼리 낄낄거리면서 말하는데 정말 그 꼴 보기 싫어서 독립해서 살고 있어요.

장남이란 게 개망나니에 부모님들은 장남이라고 방관하니 저는 저 혼자 악착같이 열심히 살고 있어요. 삼성이나 LG같은 대대기업은 아니더라도 누가 들어도 알 만한 어느 정도 큰 규모의 회사도 다니고 있고 항상 예의바르고 밝은 성격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유일하게 그 집안에서 정상인이죠.

개망나니라도 결혼은 하나봐요. 상견례한다고 오라는 거예요. 싫다고 했죠. 그동안 왕래도 잘 안 했고 버린 자식처럼 오빠만 챙겼으면서 왜 나를 부르나 했더니 내세울 게 없으니 그나마 좋은 회사 다니는 제가 있어야 된데요. 진짜 웃기지 않나요? 근데 그 망나니랑 결혼할 여자는 어때? 똑같은 망나니야? 그랬더니 너무 괜찮은 아이라 오빠한테 과분하다고 놓치면 오빠 평생 결혼 못한다고 와서 자리 좀 빛내달래요. 제가 또 인상도 좋고 어른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분위기 좀 띄우라는 거예요.

가면 좋은 소리 안 나간다고 그렇게 좋은 여잔데 망나니랑 결혼하면 너무 불쌍하다고 난 도저히 그렇게 못하겠다 했더니 무조건 나오래요. 안 나오면 호적에서 팔 줄 알라고. 안 나오면 엄마 얼굴 볼 생각 하지 말라는 거예요.

휴… 어차피 가족한테 별로 정도 없고 이러나 저러나 엄마 얼굴 안 보는 건 똑같지만, 그래도 어떤 여자 분인지는 알아야 할 거 같아서 상견례 자리 갔어요. 망나니는 정상인인 척 연기 쩔고 울 부모님들도 인자한 척 연기하는데 가소롭기까지 하더라고요. 근데 얘기를 하면 할수록 여자분과 그 가족분들이 너무 괜찮은 분들인 거예요. 꾸며진 게 아니라 정말 가족 간의 사이도 돈독해 보이고 새언니 될 여자 분의 순수하고 맑은 느낌이 느껴지고 너무 예의바르고 착하고 그냥 말 그대로 참한 여자 분이셨어요.

같은 여자로서 망나니의 실체를 다 알고 있는데 우리 집안에 시집 오면 어차피 나중에 이혼하겠다, 인생이 망가지겠다 싶어서 그냥 총대 매고 상견례 자리에서 한소리 했어요. ‘오빠 안마방은 끊었어?’ 한 5초 동안은 다들 아무 말 없이 저만 보고 있던 거 같아요. 급당황한 엄마가 저보고 미쳤냐고 무슨 소리냐고 하고 망나니는 말은 못하고 저를 째려보고…. ‘성병 많이 걸리면 애기 못 갖는다던데 검사했냐’고, ‘그런 거 숨기고 결혼하면 이혼사유야’라고 말하고 상대방 가족 분들과 언니한테는 죄송하다고 하고 나왔네요. 그 뒤로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어요

저를 정신병자로 몰았을 수도 있고 그 언니가 망나니를 너무 사랑해서 용서하고 결혼 진행 할 수도 있고. 저는 지금 가족들 사이에 오빠 결혼 망친 미친년 됐고, 망나니는 저 보면 죽여버리겠다고 난리고, 부모님들도 제가 오빠 인생 망쳤다고 죽일 년 나쁜 년 욕하고 장난 아니네요. 그 집안에 가서 저보고 헛소리였다고 말하라는 거 보면 아무래도 결혼은 깨진 듯 싶어요.

하도 어릴 때부터 딸이라는 이유로 차별 많이 받아왔고 오빠라는 XX도 개망나니라 가족에 대한 애틋한 정이 없어요. 가족들 안 볼 생각 하고 그 새언니 될 분 도망가게 해줬는데 다음에 다른 여자분이 또 망나니 덫에 걸리면 그때는 제가 도와주지 못하니까 그게 좀 마음에 걸리네요. 제가… 잘한 거겠죠?


그런데 놀랍게도 글쓴이와 비슷한 사연을 가진 사람이 나타나 댓글을 올렸다.

대박. 저 글쓴이한테 진심으로 절하고 싶네요. 저도 그 새언니 될 뻔한 분랑 같은 경험 있어요. 봉사활동 하다가 전 남친 만나 4년 동안 만났습니다. 기독교와 제 가치관 때문에 혼전순결이었는데 그때 당시엔 혼전순결인 거 존중해주고 봉사활동도 많이 하고 아이들, 동물들도 좋아하고 가진 건 없는 사람이지만 학벌도 좋고 무엇보다 다정다감하고 심성이 너무 좋아서 결혼 약속하고 상견례까지 마쳤습니다.

그런데 그 집 친척 동생이 전 남친 페북 타고 저한테 페메로 “정말 죄송한데 결혼 파기하시라”고 해서 처음엔 ‘미친 여자인가 보다’ 하고 전 남친한테 말하려는 찰나에 페메로 무슨 캡처 사진 막 보내면서 자기 말 꼭 믿어줬으면 좋겠다고, 자기 말이 사실 아니면 사기로 고소해도 되고 명예훼손 이런 걸로 다 고소하라고, 근데 한 번만 말이라도 들어보라고 간곡하게 사정사정하고 해서 봤습니다. 봤더니 어릴 때부터 친척동생들 성희롱하고 성폭행하고…. 카톡으로도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했던 걸 다 캡처해서 보냈더라고요.

이건 보고도 요즘엔 이상한 사람 많아서 믿기가 힘들어서 반신반의했는데 ‘한 번 만나줄 수 없냐. 진짜 언니 인생 불쌍해서 그런다’고 간곡하게 사정해서 만났는데 피해당한 친척 동생들만 3명(세 자매). 그 친척 동생들이 수소문해서 같은 학교 다니는 피해자 1명 더 데리고 나와서 4명이 증거 다 보여주는데…. 와… 녹취에 폭언한 카톡에 문자에…. 진짜 피해자들이 울면서 ‘그 XX 행복하게 사는 꼴도 못 볼 뿐더러 죄 없는 사람 인생 망치고 싶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그러는데 진짜 지금 생각하면 은인이죠.

그 집안이 남아선호사상도 심하고 그 친척 동생 분들 부모님이 다 돌아가셔서 친척 동생들은 평소에 피해당해도 말도 잘 못하고 말해도 편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함. 그래서 나중에 복수하려고 증거 같은 거 다 모아놨다고 함. 글쓴이 같은 분들 덕분입니다. 진짜 저도 그때 생각하면 진짜 감사하네요. 암튼 사람 한 명 살린 거예요 정말. 그리고 다른 분들도 진짜 조심하세요. 그런 XX들 진짜 평소에는 티 안 나요. 4년 시간, 돈 허비한 거 진짜 누구한테 보상받나요 저는. 진짜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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